학교폭력은 학생부에 남는데, 교권침해는 왜 안 남나요?
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이지스 대표변호사 염용주입니다.
2026년 4월,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가 학생이 휘두른 흉기에 다치는 일이 있었습니다. 보도된 사실만 옮기면, 졸업한 학교의 교사를 찾아가 교장실에서 벌인 일이었고 학생은 스스로 신고했으며 교사는 수술을 받았습니다.
이런 일이 알려질 때마다 되풀이되는 질문이 있습니다. "그 학생 기록에는 아무것도 안 남는 게 맞습니까." 조치를 받아도 학교생활기록부는 그대로라는 이야기를 듣고 나면, 그동안 겪어 온 일이 한 번 더 허탈해지실 겁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2026년 4월 9일부터 14일까지 전국 교원 3,551명에게 물은 결과, 92.1%가 교권침해 사실의 학생부 기재에 찬성했습니다. 같은 조사에서 침해를 겪고도 실제로 신고한 비율은 **13.9%**에 그쳤습니다. 아래에서 ①현행법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②학교폭력과 무엇이 다른지 ③2026년 개정이 무엇을 바꿨고 무엇은 바꾸지 않았는지 ④조치에 이의가 있을 때 다투는 길을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목차
- 교권침해 조치는 학생부에 남지 않습니다
- 빠진 것은 법률의 위임 규정입니다
- 2026년 개정은 기록이 아니라 보호 범위를 바꿨습니다
- 조치에 대한 불복은 재심이 아니라 행정심판입니다
교권침해 조치는 학생부에 남지 않습니다#
교권침해 조치는 정말 학생부에 남지 않을까요? 조치를 정한 조문부터 보겠습니다.
교원지위법 제25조 제2항은 교육활동 침해 학생에 대한 조치를 일곱 가지로 정합니다. ①학교에서의 봉사 ②사회봉사 ③학내외 전문가에 의한 특별교육 이수 또는 심리치료 ④출석정지 ⑤학급교체 ⑥전학 ⑦퇴학처분입니다. 다만 퇴학처분은 의무교육과정에 있는 학생에게는 적용되지 않으므로, 초등학생과 중학생에게는 전학이 사실상 가장 무거운 조치입니다.
이 조항 어디에도 학교생활기록부에 관한 말이 없습니다. 같은 법 시행령에도 없습니다. 이미 공포되어 시행을 앞둔 개정본의 조문 목록에도 없습니다. 즉 "아직 안 만들었다"가 아니라 "만들기로 한 흔적도 아직 없다"에 가깝습니다.
조치를 정하는 주체도 함께 알아 두시면 좋습니다. 심의와 요청은 지역교권보호위원회가 하고, 실제 처분은 교육장이 요청받은 날부터 14일 이내에 합니다(같은 조 제7항). 2024년 3월 28일부터 학교가 아니라 교육지원청이 맡는 구조로 바뀌었습니다. 이 변화는 교권보호위원회,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나요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빠진 것은 법률의 위임 규정입니다#
학교폭력은 되는데 왜 교권침해는 안 될까요? 같은 학교 안에서 벌어진 일인데 한쪽만 기록이 남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지실 겁니다. 근거의 구조를 나란히 놓고 보면 이유가 분명해집니다.
| 단계 | 학교폭력 | 교권침해 |
|---|---|---|
| ① 법률의 위임 | 초·중등교육법 제25조 제1항 제7호 — 기재 사항을 교육부령에 위임 | 없음 |
| ② 교육부령 | 시행규칙 제21조 제2항 제6호 — '학교폭력 조치상황 관리' 항목 | 없음 |
| ③ 훈령 |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 제16조의2 — 기재 방법 | 없음 |
빠진 것은 세 번째가 아니라 첫 번째입니다. 학교폭력은 법률이 "이것을 적으라"고 교육부령에 넘겼기 때문에 그 아래 단계가 만들어질 수 있었습니다. 교권침해는 그 위임 규정 자체가 없어서, 교육부가 훈령만 고쳐서 기재를 시작할 수는 없는 구조입니다. 법을 고치는 일이지 지침을 고치는 일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학교폭력이라고 해서 모든 조치가 그대로 남는 것도 아닙니다. 시행규칙 제21조 제3항은 1호(서면사과)부터 3호(학교에서의 봉사)까지는 학생이 조치를 이행하지 않았거나 같은 학교급에 다니는 동안 다른 학교폭력으로 다시 조치를 받은 경우에만 기재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기재 여부가 조치의 무게만으로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2026년 개정은 기록이 아니라 보호 범위를 바꿨습니다#
그렇다면 2026년 개정은 무엇을 바꿨을까요? 여기서 오해가 많습니다. 최근 개정 소식이 여러 건 겹쳐 있어 무엇이 이미 시행 중이고 무엇이 아직인지가 뒤섞이기 쉽습니다. 시점을 갈라 보겠습니다.
2026년 2월 19일 시행된 개정(법률 제21350호)의 내용은 학생부 기재가 아닙니다. 제25조에 여러 항이 새로 들어가면서 학교장의 긴급조치 권한이 마련됐고, 통지와 의견진술 절차, 출석일수 산입, 불복 조항의 위치가 정비됐습니다.
아직 시행되지 않은 개정도 두 건 있습니다. 2026년 11월 20일부터는 위원회를 구성할 때 관할 학교 교사인 위원이 전체 위원 정수의 10분의 2 이상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2026년 12월 3일부터는 침해행위의 정의가 넓어져, 지금은 "반복적으로 제기하는" 민원만 해당하지만 앞으로는 "교육활동에 현저한 지장을 주는 방식으로 제기하는" 민원도 포함됩니다. 같은 개정으로 비대면 교육활동 중인 교원도 보호 대상에 들어옵니다.
정리하면 보호의 범위는 넓어지고 있지만, 기록을 남기는 문제는 그 흐름에 아직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기재를 담은 법안이 발의되어 논의되고 있다는 소식이 있으나, 이 글을 쓰는 시점에 법률로 반영된 것은 없습니다.
조치에 대한 불복은 재심이 아니라 행정심판입니다#
조치에 이의가 있으면 어떻게 다툴까요? 학부모 입장에서 가장 많이 물으시는 부분입니다. 예전 자료에는 "시·도 교육청에 재심을 청구한다"는 설명이 남아 있는데, 현행법은 그렇지 않습니다.
교원지위법 제25조 제14항은 조치에 이의가 있는 학생 또는 보호자가 행정심판법에 따라 행정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기한은 행정심판법 제27조에 따라 처분이 있음을 알게 된 날부터 90일이고, 처분이 있었던 날부터 180일이 지나면 원칙적으로 청구할 수 없습니다.
교원 쪽에서도 알아 두실 것이 있습니다. 시행령 제15조 제4항은 피해교원이 직접 지역교권보호위원회의 소집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학교가 움직이지 않는다고 해서 길이 닫히는 것은 아닙니다.
침해 사실을 다투는 국면에서 자주 인용되는 판결도 있습니다. 대법원은 적법한 자격을 갖춘 교사가 전문적이고 광범위한 재량이 인정되는 영역에서 한 판단과 교육활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존중되어야 하고,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에 반복적으로 부당하게 간섭하는 행위는 허용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판시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23. 9. 14. 선고 2023두37858 판결). 다만 이 사건은 보호자 측이 학교장의 보호조치 처분을 다툰 사안이고 원심이 파기환송된 사건이며, 판단의 근거가 된 조문도 지금과 다른 구 조문입니다. 일반 법리로 참고하시되 현행 제19조의 근거 판례처럼 쓰시면 정확하지 않습니다.
마치며#
- 교권침해 조치는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되지 않습니다. 전학이나 퇴학처분을 받아도 마찬가지이고, 시행을 앞둔 개정본에도 근거가 없습니다.
- 빠진 것은 법률의 위임 규정입니다. 학교폭력은 법률→교육부령→훈령의 3단 근거가 있지만 교권침해는 첫 단계부터 없어, 지침을 고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 2026년 개정은 보호의 범위를 넓혔지 기록을 남기지는 않았습니다. 개정 소식을 접하실 때 시행일과 내용을 함께 확인하셔야 합니다.
기록이 남지 않는다는 사실이 곧 다툴 수단이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조치의 수위와 절차는 그 자체로 다투어지는 영역이고, 피해교원이 직접 위원회 소집을 요청할 수 있는 길도 열려 있습니다.
저는 서울특별시교육청 교육활동보호법률지원단에서 교육활동 침해 사안에 관한 법률 지원을 맡아 왔습니다. 지금 겪고 계신 일이 어느 조문의 영역인지, 무엇을 먼저 남겨 두어야 하는지부터 함께 짚어 드리겠습니다. 상담이 필요하시면 문의해 주세요.
자주 묻는 질문
교권침해로 전학 조치를 받아도 학생부에 안 남나요?
남지 않습니다. 교원지위법 제25조 제2항은 학교에서의 봉사부터 퇴학처분까지 일곱 가지 조치를 정하지만, 그 조치를 학교생활기록부에 적으라는 규정은 이 법에도 시행령에도 없습니다. 가장 무거운 전학이나 퇴학처분을 받아도 기록에는 남지 않습니다.
학교폭력은 무엇을 근거로 학생부에 기재되나요?
근거가 세 단계입니다. 초·중등교육법 제25조 제1항 제7호가 기재 사항을 교육부령에 위임하고, 같은 법 시행규칙 제21조 제2항 제6호가 '학교폭력 조치상황 관리'를 항목으로 두고, 교육부훈령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 제16조의2가 기재 방법을 정합니다. 교권침해에는 첫 단계인 위임 규정부터 없습니다.
2026년 2월 개정으로 학생부 기재가 도입됐나요?
아닙니다. 2026년 2월 19일 개정(법률 제21350호)의 내용은 학교장의 긴급조치 권한 신설과 통지·의견진술 절차 정비입니다. 학생부 기재 조항은 이 개정에도, 이후 공포되어 시행을 앞둔 개정본에도 들어 있지 않습니다.
조치를 받은 학생 측은 어떻게 다투나요?
행정심판입니다. 교원지위법 제25조 제14항이 이의가 있는 학생 또는 보호자는 행정심판법에 따라 행정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기한은 처분이 있음을 알게 된 날부터 90일, 처분이 있었던 날부터 180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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