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 형사

문항 거래 1심 무죄, 법원은 무엇을 근거로 봤나요?

요약 ·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26년 8월 26일 문항 거래로 기소된 4명 전원에게 청탁금지법 위반 무죄를 선고했고(2025고단6389), 받은 돈이 제8조 제3항 제3호의 정당한 권원에 의한 대가, 곧 반대급부에 상응하는 대가인지를 물었습니다. 겸직 허가를 받지 않은 사정은 이 판단에서 고려되지 않았고, 판결은 국가공무원법 제64조 위반에 대해 징계는 별론이라고 적어 이를 복무 규정의 문제로 남겼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검찰이 9월 2일 항소해 확정된 판단이 아니며, 형사 결과가 징계로 이어지는 길은 따로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이지스 대표변호사 염용주입니다.

문항 거래 사건의 1심 무죄 기사를 보고 잠시 안도하셨다가, 곧 다른 질문이 생기셨을 수 있습니다. 이 판결이 내 사건에도 같은 뜻인지, 이미 받은 징계는 어떻게 되는지입니다. 요즘 상담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질문도 이 둘입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6. 8. 26. 선고 2025고단6389 판결은 문항 대가를 주고받은 혐의로 기소된 4명 전원에게 청탁금지법 위반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법원은 돈을 받았느냐가 아니라 그 돈이 제8조 제3항 제3호의 정당한 권원에 의한 대가였느냐를 물었고, 겸직 허가 문제는 이 판단에서 떼어 냈습니다. 다만 보도에 따르면 검찰이 9월 2일 항소해 확정된 판단이 아니고, 형사의 결론이 징계로 옮겨 가는 길도 따로 있습니다.

목차

  1. 1심은 문항 대가를 사적 거래의 채무 이행으로 봤습니다
  2. 정당한 권원 예외는 대가의 상당성을 묻습니다
  3. 겸직 허가는 청탁금지법과 별개 쟁점으로 남습니다
  4. 형사 무죄는 징계에서 사실인정의 자료가 됩니다
  5. 1심은 확정 전이라 읽는 범위를 좁혀야 합니다

1심은 문항 대가를 사적 거래의 채무 이행으로 봤습니다#

기사 제목만으로는 법원이 무엇을 근거로 무죄라고 했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공소사실은 교재를 출판하는 수학 강사 C와 교재개발실장 D가 공모해 2020년 3월부터 2023년 5월까지 현직 교사 A·B에게 문항 대가로 합계 약 3억 4,687만 원을 지급했다는 것입니다. 판결문의 판단을 조문 순서에 맞춰 놓으면 이렇게 흘러갑니다.

1제8조 제1항이 금지하는 금품인가
2제3항 제3호의 사적 거래로 인한 채무 이행인가
3받은 돈이 반대급부에 상응하는가
4겸직 허가 여부는 별개 쟁점으로 분리

결론을 가른 것은 둘째 단계입니다. 같은 조 제3항은 각 호의 금품이 제1항·제2항이 금지하는 금품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정하는데, 법원은 교사들이 받은 돈을 제3호의 금품으로 봤습니다. 금지 구조는 문항 대가를 받은 것이 청탁금지법 위반인가요?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결국 이 판결을 읽으려면 '정당한 권원'부터 봐야 합니다.

정당한 권원 예외는 대가의 상당성을 묻습니다#

'문항 값'이라는 설명이 어디까지 통하는지를 선생님들께서 가장 많이 물으십니다. 제3호는 "사적 거래(증여는 제외한다)로 인한 채무의 이행 등 정당한 권원(權原)에 의하여 제공되는 금품등"을 예외로 둡니다. 대법원도 공무원의 비용 정산 사안에서, 정당한 권원 없이 받은 것이어야 제8조 제1항 위반이 되고 예외 사유에 해당하면 "처음부터 청탁금지법의 금지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23. 9. 14. 선고 2023도6767 판결). 제3호를 직접 해석한 판례는 아닙니다.

제3호에는 대가가 얼마여야 하는지 정한 기준이 없고, '상응'이나 '현저한 초과'는 1심 판결이 세운 기준입니다. 판결은 사적 거래의 형식을 갖추었더라도 반대급부를 현저하게 초과하는 금품이라면 "채무의 이행이라는 외관을 작출한 것에 불과"하므로 금지되는 금품이라고 봤습니다. 반대로 반대급부에 상응하는 금품이 제공되었다면 제3호의 사적 거래로 인한 채무의 이행으로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상응한다고 본 근거는 이렇습니다.

1심이 본 사정 (판결문)내 사건에서 대응하는 자료
교사 문항 평균 대가(12만~24만 원대)가 전문 업체(15만~39만 원대)·일반인 공모(10만~50만 원)와 비슷하거나 더 낮았다같은 시기 다른 공급처의 문항 대가
심사·검토를 거쳐 실제로 교재에 채택한 문항에만 대가를 지급했다문항별 채택 기록과 지급 내역

상당성은 무엇과 견주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판단입니다. 내 사건에 그런 비교 자료와 채택 기록이 남아 있는지가 갈림길이고 지금 모아 두실 것도 이 두 가지입니다. 그런데 같은 판결은 한 가지를 분명히 떼어 놓았습니다.

겸직 허가는 청탁금지법과 별개 쟁점으로 남습니다#

무죄 기사에서 가장 놓치기 쉬운 대목이 여기입니다. 1심은 겸직 허가를 받지 않은 사정을 제3호 판단에서 고려하지 않으면서 "사적 거래의 합법성 여부는 고려 대상이 될 수 없다. 법령을 위반한 점이 있다면, 해당 규정으로 돌아가 그에 따른 처분을 할 수 있을 뿐이다."라고 했습니다. 국가공무원법 제64조는 겸직을 금지하면서도 처벌 규정은 두지 않았는데, 판결은 이를 입법자가 "징계벌은 별론으로 하고 형사처벌을 부과하지는 아니하기로 한 것"이라고 읽었습니다. 형사 무죄가 겸직 면책이 아니라는 점을 판결 스스로 적어 둔 셈입니다.

구분근거내용
국·공립 초·중·고 교원국가공무원법 제64조 제1항,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25조·제26조영리업무 종사 금지, 그 밖의 겸직은 소속 기관장의 사전 허가
사립학교 교원사립학교법 제55조 제1항국·공립 교원의 복무 규정을 준용

같은 문항 거래를 형사 재판·징계·겸직 허가가 각각 판단한다는 정리. 형사 재판은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를 가장 높은 증명 정도로 보고, 징계는 처분사유설명서의 징계사유를 형사보다 낮은 증명 정도로 볼 수 있으며, 겸직 허가는 국공립 초·중·고 교원은 국가공무원법 제64조 제1항, 사립학교 교원은 사립학교법 제55조 제1항이 근거다. 형사 무죄가 징계와 겸직 판단까지 대신하지는 않는다.

반대로 판결은 겸직 허가를 받았더라도 "전문 업체나 일반인들보다 현저하게 많은 금액을 지급받았다면 청탁금지법 제8조 제1항 위반의 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판결은 또 교사들이 그 문항을 자기 학교 시험에 내지는 않았다고 적으면서, 냈더라도 청탁금지법 위반은 아니되 그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에 따른 처벌은 별론으로 남겨 두었습니다. 징계 기준은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 별표 제8호(영리 업무 및 겸직 금지 의무 위반)와, 수능·모의시험 출제·검토 경력을 활용한 사교육 영리행위 등을 따로 정한 제1호 마목에 있고, 양정은 사교육 카르텔, 교원 징계는 어떤 기준으로 정해지나요?에 정리했습니다. 형사 무죄가 징계에서 갖는 무게도 쟁점이 이렇게 갈라진 데 따라 정해집니다.

형사 무죄는 징계에서 사실인정의 자료가 됩니다#

이미 징계를 받으셨거나 절차가 진행 중인 분이 적지 않습니다. 국회 국정감사 자료를 다룬 보도에 따르면 2026년 9월 7일 기준 문항 거래 관련 징계 교원은 176명이고 소청을 청구한 115명 가운데 79명이 심사 연기를 신청했습니다. 무죄 판결과 징계의 관계에 대해 판례는 세 갈래로 답합니다.

  • 사실인정은 유력한 증거자료입니다. 형사판결이 인정한 사실은 관련 행정소송에서 "유력한 증거자료"가 됩니다(대법원 1981. 1. 27. 선고 80누13 판결). 다만 최근 판례는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을 전제로 이 법리를 씁니다(대법원 2020. 2. 27. 선고 2019두39611 판결). 이번 1심은 확정 전입니다.
  • 증명의 정도가 다릅니다. 형사에서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만큼 증명되지 않아 무죄가 났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의 존재를 부정할 것은 아니다"라는 판례가 있습니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교원 성희롱 징계 사건). 증명책임은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쪽에 있습니다.
  • 징계와 형벌은 사유가 다릅니다. 둘은 "권력의 기초, 목적, 내용 및 그 사유를 각각 달리"합니다(대법원 1982. 9. 14. 선고 82누46 판결).

이번 1심은 대가를 받은 사실을 전제로 그것을 정당한 권원에 의한 대가로 평가해, 범죄가 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증거 부족으로 난 무죄와는 결이 다릅니다. 그래서 1심이 인정한 비교 지급액이나 채택 문항 같은 사정은 청탁금지법 위반을 사유로 한 징계를 다투는 자료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반대로 같은 사실이 겸직이나 성실의무를 사유로 한 징계에서는 다르게 읽힐 수 있습니다.

그러니 처분사유설명서에 적힌 징계사유가 무엇인지부터 확인하시는 것이 순서입니다. 처분을 이미 받으셨다면, 징계 뒤 형사에서 무죄가 확정되어도 그 징계처분이 당연무효는 아니라고 본 판례가 있어(대법원 1989. 9. 26. 선고 89누4963 판결) 형사 결론을 기다리기보다 기한 안에 다투는 것이 기본입니다. 소청과 그 결정에 대한 소송의 기한은 각각 30일이고, 기산점은 사교육 카르텔 징계, 어떻게 불복하나요?에, 징계부가금은 징계부가금은 어떻게 산정되고 감면되나요?에 정리했습니다. 이제 이 1심을 어디까지 기대어 읽을지가 남았습니다.

1심은 확정 전이라 읽는 범위를 좁혀야 합니다#

무죄 소식을 내 사건에 어디까지 기대어도 되는지 조심스러우실 수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 판결은 검찰 항소로 확정되지 않았습니다(2026년 10월 2일부터는 공소청이 공소유지를 이어받았습니다). 판결은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며, 형사처벌은 문제 해결의 최후수단이다."라고 하면서, 형사처벌만 받지 않으면 괜찮다는 논리를 막기 위해서라도 도덕과 윤리의 영역을 남겨 둘 필요가 있다고 함께 적었습니다. 도덕적 평가와 형사처벌을 나눠 본 것이고, 징계나 겸직에 대한 판단까지 대신하지는 않았습니다.

항소심을 기다리는 동안 징계 절차의 기한은 형사와 따로 흐릅니다. 처분을 이미 받으셨다면 소청 기한이 먼저이고, 아니라면 다른 공급처의 문항 대가 자료, 문항별 채택 기록, 겸직 허가 여부와 시점을 모아 두시는 것이 먼저입니다.

확정 전에 모아 둘 자료 세 가지. 첫째 대가가 걸맞았는지 보여 줄 자료로 같은 시기 다른 공급처(전문 업체·일반인 공모)의 문항 대가, 문항별 채택 기록, 지급 내역. 둘째 거래 조건과 지급 경로로 계약서·정산서·주고받은 메시지와 본인 명의가 아닌 계좌로 받은 경우 그 경위. 셋째 겸직 허가를 받았는지, 받았다면 언제 어떤 업무로 받았는지.

마치며#

  1. 1심의 틀 — 금품을 받았는지가 아니라 제8조 제3항 제3호의 정당한 권원, 곧 반대급부에 상응하는 대가인지를 봤습니다.
  2. 겸직은 별개 — 국가공무원법 제64조 제1항, 사립은 사립학교법 제55조 제1항의 준용으로 따로 판단됩니다.
  3. 징계와의 관계 — 형사판결의 사실인정은 자료가 되지만, 이번 판결은 미확정이고 징계사유마다 무게가 다릅니다.

같은 무죄 판결이라도 처분사유가 무엇인지, 비교 자료가 얼마나 남아 있는지에 따라 내 사건에서 어떻게 쓰일지가 달라져 기사만으로는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힘든 것은 결과보다 항소심과 징계 절차가 각자의 속도로 흘러가는 동안의 시간입니다. 저는 서울시교육청 법무팀에 있을 때 징계 처분이 어떤 근거로 나가는지 안에서 봤습니다.

첫 상담에서는 형사와 징계가 각각 어느 단계에 있는지, 이번 주에 무엇부터 하면 되는지를 함께 정리합니다. 받으신 서류가 있으면 그대로 가져오시면 되고, 정리해 오시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상담이 필요하시면 문의해 주세요.

자주 묻는 질문

무죄면 내 징계도 취소되나요?

형사 무죄로 징계가 자동으로 취소되지는 않습니다. 징계 뒤 형사에서 무죄가 확정된 사건에서도 그 징계처분이 당연무효는 아니라고 본 판례가 있습니다. 형사판결이 인정한 사실은 관련 행정소송에서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지만, 최근 판례는 이 법리를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을 전제로 쓰고 이번 1심은 확정 전입니다. 무죄의 이유와 징계사유에 따라 무게도 달라지므로 처분사유설명서에 적힌 징계사유가 청탁금지법 위반인지 겸직 등 다른 사유인지부터 확인하셔야 합니다. 소청과 그 결정에 대한 소송의 기한은 각각 30일이라 형사 결론을 기다리기보다 기한 안에 다투는 것이 기본입니다.

겸직 허가를 안 받았는데 괜찮은가요?

청탁금지법 무죄와 별개의 문제입니다. 1심은 겸직 허가를 받지 않은 사정을 정당한 권원 판단에서 고려하지 않았지만, 국가공무원법 제64조에 처벌 규정이 없는 것은 입법자가 겸직 금지 위반에 대해 징계는 별론으로 하고 형사처벌만 두지 않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뜻이지 징계까지 면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국·공립 초·중·고 교원은 국가공무원법 제64조 제1항에 따라 소속 기관장의 허가 없이 다른 직무를 겸할 수 없고, 사립학교 교원은 사립학교법 제55조 제1항에 따라 이 복무 규정을 준용합니다. 허가를 받았는지, 받았다면 언제 어떤 업무로 받았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항소심에서 결과가 바뀌면 어떻게 되나요?

보도에 따르면 이 판결은 검찰이 2026년 9월 2일 항소해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2026년 10월 2일 검찰청이 폐지된 뒤로는 공소청이 항소심을 이어 갑니다. 항소심 결과에 따라 이 판결에 기대어 읽을 수 있는 범위도 달라지므로, 현재로서는 1심을 확정된 기준으로 삼기 어렵습니다. 이 글을 쓴 2026년 10월까지 항소 이유와 일정은 보도되지 않았습니다. 징계 절차의 기한은 형사와 따로 흐르기 때문에, 항소심 결과와 관계없이 소청 등 징계 쪽 기한은 별도로 챙기셔야 합니다.

계약서가 없어도 정당한 대가로 인정되나요?

판결문에는 계약서 유무에 관한 판단이 없어 단정할 수 없습니다. 1심이 근거로 든 것은 지급액 비교와 채택 문항 지급입니다. 교사들이 받은 문항 대가가 전문 업체·일반인 공모 문항의 대가와 비슷하거나 더 낮았다는 점, 실제로 교재에 채택된 문항에만 대가가 지급됐다는 점입니다. 같은 시기 다른 공급처의 문항 대가, 문항별 채택 기록과 지급 내역처럼 비교할 자료가 남아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자기 학교 시험에 그 문항을 냈다면 달라지나요?

1심은 이 사건 교사들이 공급한 문항을 자기 학교 시험에 내지는 않았다고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냈더라도 청탁금지법 제8조 제1항 위반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했지만, 그 행위를 처벌하는 다른 규정에 따라 처벌받는 것은 별론으로 남겨 두었습니다. 청탁금지법이 아니어도 다른 규정이 문제 될 수 있다는 뜻이고, 징계는 형사와 별개로 판단됩니다. 이 판결은 확정 전이라 이 대목도 확정된 기준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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