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사칭 계정, 학교폭력으로 다룰 수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이지스 대표변호사 염용주입니다.
아이 이름과 사진으로 만든 SNS 계정이 친구들에게 DM을 보내고 있다는 걸 알게 되면 무엇부터 해야 할지 막막하실 만합니다. 상담에서도 이게 학교폭력인지, 경찰에 갈 일인지조차 모르겠다는 말씀을 자주 듣습니다. 아이가 하지 않은 말이 아이 이름으로 오간다는 점이 이 일을 더 답답하게 만듭니다.
사칭 계정으로 한 행위가 학생에게 정신적·재산상 피해를 주었다면 학교폭력으로 다뤄질 수 있습니다. 다만 학교폭력예방법에는 '사칭'이라는 말이 없어서 그 계정으로 누구에게 무엇을 했는지가 판단의 출발점입니다. 형사 쪽도 사칭 계정을 만든 행위만 따로 처벌하는 일반 조항은 없고 스토킹처벌법의 사칭 유형이나 계정으로 한 행위별 죄로 다뤄집니다. 이 일로 피해를 입는 학생은 한 명이 아닐 수 있습니다.
목차
- 사칭 계정도 학생에게 피해를 주면 학교폭력으로 다뤄집니다
- 사칭을 직접 다루는 형사 조항은 하나, 나머지는 행위별로 갈립니다
- 만 14세를 기준으로 형사절차와 소년보호절차가 갈립니다
- 피해 측 대응은 증거, 신고, 고소 순서입니다
사칭 계정도 학생에게 피해를 주면 학교폭력으로 다뤄집니다#
누가 만들었는지도 모르는 계정의 일을 학교가 다뤄 주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학교폭력예방법 제2조 제1호는 학교폭력을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행위로 정합니다. 조문에 사칭이라는 말은 없지만 대법원은 학교폭력이 열거된 유형에 한정되지 않고 이와 비슷한 성질로 학생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까지 포함한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5. 12. 11. 선고 2025다211430 판결). 2023년 10월 개정 전 조문에 관한 판단이지만 현행 조문도 같은 구조입니다.
사칭 사건에서는 피해학생이 한 명이 아닐 수 있습니다. 피해학생은 "학교폭력으로 인하여 피해를 입은 학생"이어서(제2조 제4호) 이름·사진을 도용당한 학생과 그 계정의 DM을 받은 학생이 각자 그 자리에 설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두 학생에게 적용되는 문언은 다릅니다.
| 피해 위치 | 판단 포인트 |
|---|---|
| 이름·사진을 도용당한 학생 | 메시지를 직접 받지 않아 '학생을 대상으로' 한 행위인지 해석이 남음. 유포 피해 학생의 삭제 지원 조항(제16조의4)이 가장 가까운 문언 |
| 사칭 계정의 DM을 받은 학생 | 직접 메시지를 받아 '대상'은 분명함. 정신·재산상 피해가 있었는지를 봄 |
| 운영자를 모를 때 | 피해 측의 심의위원회 소집 요청(제13조 제2항 제3호)에 가해학생 특정 요건은 문언상 없음. 가해학생 조치는 상대가 특정돼야 함 |
또 DM을 받은 학생은 도용당한 학생이 보낸 줄 알기 쉬워서 도용당한 학생이 오해부터 풀어야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학교폭력의 정의는 학교폭력 법적 정의, 사이버폭력 일반은 학교폭력 사이버폭력에서 다뤘습니다. 여기서는 학교 절차와 별개로, 사칭 자체를 형사법이 어떻게 보는지 짚어 보겠습니다.
사칭을 직접 다루는 형사 조항은 하나, 나머지는 행위별로 갈립니다#
사칭 계정을 만든 것만으로 처벌되느냐고 물으시면, 그것만 따로 처벌하는 일반 조항은 없다고 답합니다. 사칭을 명시적으로 다루는 조항은 2023년 7월 11일 시행된 스토킹처벌법 제2조 제1호 사목입니다.
여기서 상대방은 도용당한 학생입니다. 그 학생의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며 지속적 또는 반복적이어야 스토킹범죄가 됩니다(제2조 제1호·제2호). 그 밖에는 계정으로 무엇을 했는지에 따라 갈립니다.
| 계정으로 한 행위 | 검토할 규정 | 판단 포인트 |
|---|---|---|
| 도용당한 학생 행세 | 스토킹처벌법 제2조 제1호 사목 | 의사에 반함, 불안감·공포심, 지속·반복 |
| 음란한 말·사진을 DM으로 보냄 | 성폭력처벌법 제13조 | 받은 학생이 피해자. 성적 목적은 관계·경위·표현을 종합해 판단 |
| 1:1 DM으로 욕설 | 형법 제311조(모욕) | 특정 소수에게만 한 말은 공연성이 부정될 유력한 사정(대법원 2022도14571)이라 모욕죄가 어려울 수 있음 |
| 도용당한 학생 이름으로 글 게시 | 정보통신망법 제70조(명예훼손) | 단순히 사칭한 글만으로는 그 학생에 대한 사실 적시가 아니어서 제70조 제2항이 적용되지 않음(대법원 2017도607). 그 학생에 관한 사실을 드러냈다면 별도 검토 |
| 호감을 산 뒤 사진·영상 요구 | 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 | 스스로 찍어 보내게 해도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제작이 될 수 있음(대법원 2018도9340) |
| 호감을 산 뒤 돈 요구 | 형법 제347조(사기)·제350조(공갈) | 속여서 받으면 사기, 사진 유포를 빌미로 받으면 공갈 |
호감을 산 뒤 사진·돈을 요구하는 이른바 로맨스스캠이라도, 계정을 운영한 학생이 19세 미만이면 온라인 그루밍 조항(청소년성보호법 제15조의2)은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 조항의 주체가 "19세 이상의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사진·돈을 보낸 경우와 DM을 받은 학생 쪽 쟁점은 이 시리즈 다음 글들에서 다루고 여기서는 나이에 따른 절차로 넘어가겠습니다.
만 14세를 기준으로 형사절차와 소년보호절차가 갈립니다#
계정을 만든 학생이 중학생이라면 처벌은 어떻게 되느냐는 걱정이 뒤따릅니다. 형법 제9조는 "14세되지 아니한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라고 정합니다. 그래서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이면 형사처벌 대신 경찰서장이 사건을 소년부에 직접 송치하고(소년법 제4조 제1항 제2호·제2항) 만 14세 이상은 형사절차로 가되 보호처분 사유가 있으면 소년부로 송치될 수 있습니다(소년법 제49조).
소년사건이 되더라도 피해 측은 소년부 심리에서 의견진술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소년법 제25조의2). 학교 절차는 이와 별개로 진행됩니다. 처분의 종류는 소년부 조사·심리 절차에, 두 절차의 관계는 학교폭력 소년부 송치와 학교폭력과 일반 형사사건에 정리했습니다. 절차가 어느 쪽으로 가든, 피해 측이 먼저 손에 쥐어야 할 것은 같습니다.
피해 측 대응은 증거, 신고, 고소 순서입니다#
계정을 발견하면 부모님도 신고 버튼부터 누르고 싶어지십니다. 그런데 신고로 계정이 지워지면 남는 것은 그전에 저장해 둔 화면뿐입니다. 네 가지를 한꺼번에 하실 필요는 없고 사라질 수 있는 증거가 먼저입니다.
- 증거 보존
프로필·계정 ID·주소(URL)·대화 화면을 날짜와 시간이 보이게 저장합니다.
- 플랫폼 신고
저장을 마친 뒤 사칭 계정을 신고합니다.
- 학교 신고
담임교사나 학교폭력 전담기구에 알리거나 117로 신고합니다.
- 고소 검토
계정으로 한 행위별 죄명과 고소 규칙을 확인합니다.
저장한 화면 가운데 성적인 사진이나 영상이 담긴 것은 남에게 보내거나 단체 대화방에 올리지 말고 제출용으로만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남에게 보내면 배포·제공 조항(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 제3항)의 대상이 될 수 있고 피해자를 면책하는 명시 조항도 확인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제출 방식은 수사기관의 안내를 따르시면 됩니다. 사칭 계정에 따지거나 의심 가는 학생을 지목하는 맞대응도, 계정이 지워지거나 지목이 틀릴 수 있어 피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플랫폼 신고와 국가의 삭제 지원(학교폭력예방법 제16조의4)은 이 시리즈 뒤 글에서, 학교 신고 경로는 학교폭력 신고와 접수에서 다룹니다. 놓치기 쉬운 지점은 운영자 특정입니다. 학교가 SNS 운영사에 이용자 정보를 요구할 근거는 학교폭력예방법령에서 확인되지 않아 운영자를 밝히는 일은 수사 쪽 통로와 맞물립니다.
모욕은 친고죄여서 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 6개월이 지나면 고소할 수 없는데(형사소송법 제230조 제1항), 그 기산점은 운영자가 누구인지 알게 된 날과 맞물립니다. 스토킹범죄(2023년 7월 11일 이후 범행)와 통신매체이용음란은 피해자 의사와 관계없이 처벌될 수 있지만 정보통신망법 명예훼손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습니다.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는 한 번 밝히면 되돌릴 수 없어(형사소송법 제232조) 이 결정만은 신중히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마치며#
- 학교폭력 — 사칭 계정의 행위가 학생에게 피해를 주면 다뤄질 수 있고 피해학생은 둘일 수 있습니다.
- 형사·소년 — 죄명은 계정으로 한 행위에 따라 갈리고 절차는 만 14세를 기준으로 형사와 소년보호로 나뉩니다.
- 대응 — 사라질 수 있는 증거가 먼저이고 신고와 고소는 그다음입니다.
이런 일에서 가장 힘든 것은 결과보다, 누가 만들었는지 모르는 채 지내는 시간이라는 말씀을 자주 듣습니다. 운영자를 어떻게 밝힐지, 어느 죄로 고소할지, 어디에 먼저 알릴지는 사건마다 달라 혼자 정하기 어렵습니다. 저는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심의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첫 상담에서는 지금 어느 단계이고 이번 주에 무엇부터 하면 되는지를 함께 정리합니다. 저장해 두신 캡처나 받으신 서류는 그대로 가져오시면 되고 따로 정리해 오시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상담이 필요하시면 문의해 주세요.
자주 묻는 질문
사칭 계정을 만든 학생이 다른 학교에 다니면 어떻게 되나요?
학교가 달라도 학교폭력 절차는 진행될 수 있습니다.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이 서로 다른 교육지원청 관할 학교에 다니면 심의위원회를 공동으로 구성할 수 있다는 규정도 있습니다(학교폭력예방법 제12조 제1항 단서, 시행령 제13조 제1항). 다만 공동 구성은 할 수 있다는 것이지,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성적인 DM을 받은 일을 학교에 알리면 경찰에도 알려지나요?
그럴 수 있습니다. 초·중등학교의 장과 종사자는 직무상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의 발생 사실을 알게 되면 즉시 수사기관에 신고해야 합니다(청소년성보호법 제34조 제2항 제2호). 학교에 알리는 일이 수사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알고 계시면, 증거를 어떻게 남겨 둘지도 미리 준비하실 수 있습니다.
수사가 진행되면 학교 심의는 그 결과를 기다리나요?
학교폭력예방법령에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심의를 미루는 조항이 없습니다. 고소·고발이나 민사소송이 있을 때 거부하거나 중지할 수 있게 한 것은 분쟁조정이고(시행령 제28조 제1항 제2호), 조치를 정하는 심의와는 다른 절차입니다.
부모가 아이와 별개로 고소할 수 있나요?
할 수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25조 제1항은 "피해자의 법정대리인은 독립하여 고소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있어, 부모님이 아이의 고소와 별개로 고소하실 수 있습니다.
사칭 계정에 속아 돈을 보냈다면 어떻게 하나요?
돈을 보낸 은행에 피해구제(지급정지)를 신청할 수 있는지 바로 확인하고 112에 신고하는 순서로 하시면 됩니다. 다만 사기의 형태에 따라 지급정지 제도가 적용되지 않을 수 있어, 가능 여부는 은행에서 확인하셔야 합니다.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51길 25
로펌타워 601호
교대역(2·3호선) 6번 출구(에스컬레이터)에서 258m · 도보 약 5분 · 서울고등법원·서울중앙지방법원 건너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