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임용 평가기준이 추상적이라면 다툴 수 있나요?
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이지스 대표변호사 염용주입니다.
재임용 거부 통보를 받고 규정을 확인해 보면, 평가 규정 자체는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규정대로 했다는데 다툴 수 있나" 싶어집니다.
규정이 있다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그 규정이 어떤 항목으로 채워져 있었는지, 사전에 알 수 있었는지가 별도로 문제 됩니다. 아래에서 ①법이 정한 평가 영역 ②예측가능성이 무엇을 뜻하는지 ③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 ④절차와 기한을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재임용 심의의 전체 절차와 무효 판단의 구조는 재임용 거부, 학교 마음대로 정할 수 있나요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이 글은 평가기준 자체를 다투는 국면에 집중합니다.
목차
- 평가 항목은 법정 네 영역 안에 있어야 합니다
- 기준은 '사전에' 알 수 있어야 합니다
- 다툼은 항목·지표·정성평가 비중에서 생깁니다
- 절차 하자는 평가 내용과 별개로 다툴 수 있습니다
평가 항목은 법정 네 영역 안에 있어야 합니다#
법이 정한 평가 영역은 무엇일까요? 사립학교법 제53조의2 제7항이 심의의 근거를 정합니다.
다음 각 호의 사항에 관한 평가 등 객관적인 사유로서 학칙에서 정하는 사유에 근거하여야 한다.
- 학생교육에 관한 사항
- 학문연구에 관한 사항
- 학생지도에 관한 사항
-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연협력촉진에 관한 법률 제2조 제6호에 따른 산학연협력에 관한 사항
두 겹으로 되어 있습니다. 네 가지 영역에 관한 평가여야 하고, 동시에 학칙에서 정하는 사유여야 합니다.
그래서 확인할 것이 두 가지입니다. 평가 항목이 이 네 영역 안에 있는가, 그리고 그 항목이 학칙에 근거를 두고 있는가입니다.
제8항도 함께 보십시오. 교원인사위원회는 제7항 각 호의 실적과 성과가 고등교육법 제15조의 교원 임무에 비추어 적정하게 반영되도록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합니다. 배점 구성이 교원의 본래 임무와 동떨어져 있다면 이 조항이 근거가 됩니다.
기준은 '사전에' 알 수 있어야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예측가능성은 무엇을 뜻할까요? 대법원 2025. 2. 20. 선고 2024두55877 판결이 이 조항의 취지를 밝힙니다.
판결은 제53조의2 제7항이 해당 교원에게 사전에 심사방법의 예측가능성을 제공하고, 재임용 심사기준이 사전에 객관적인 규정으로 마련되어 있어야 함을 요구하는 것으로 봅니다.
핵심은 **"사전에"**입니다. 심사 시점에 규정이 있었다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교원이 그 기준을 미리 알고 준비할 수 있었어야 합니다.
한 가지 짚어 둘 것이 있습니다. 이 판결은 교원이 이긴 사건이 아닙니다. 원심이 교원의 손을 들어 주었으나 대법원이 이를 파기환송한 사건입니다. 같은 판결은 무효가 되는 경우를 두 갈래로 정리하면서, 그 사유를 주장하는 사람이 증명책임을 진다고도 밝혔습니다.
법리를 인용할 수는 있지만 "교원에게 유리한 판결"로 소개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오히려 증명의 부담을 분명히 했습니다.
다툼은 항목·지표·정성평가 비중에서 생깁니다#
그렇다면 실제로는 어떤 지점이 다투어질까요? 실무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대체로 세 가지입니다.
첫째, 법정 평가 영역을 벗어난 항목입니다. 제7항 각 호는 학생교육·학문연구·학생지도·산학연협력입니다. 이 네 영역과 연결되지 않는 항목이 배점을 차지하고 있다면, 그것이 "객관적인 사유"에 해당하는지를 다툴 수 있습니다.
둘째, 사전에 고지되지 않은 지표입니다. 학칙이나 인사규정에 없던 기준을 심사 과정에서 끌어다 쓴 경우입니다. 예측가능성 요구에 정면으로 걸립니다. 평가 통보서에 적힌 항목과 규정에 있는 항목을 나란히 놓고 대조해 보시면 드러납니다.
셋째, 정성평가 항목의 비중입니다. 평정자의 주관이 개입될 여지가 큰 항목이 총점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면, 규정이 있어도 "객관적인 사유"라고 보기 어려워집니다. 다만 정성평가가 있다는 것만으로 곧바로 위법이 되지는 않습니다. 비중과 구체성, 평정 기준의 명확성을 함께 봅니다.
이 세 가지를 확인하려면 재임용 심사 규정 전문, 배점표, 평가 결과 통보서, 그리고 규정의 제·개정 이력이 필요합니다. 특히 개정 이력은 "언제부터 그 기준이 있었는가"를 보여 주므로 예측가능성 판단에 직접 쓰입니다.
절차 하자는 평가 내용과 별개로 다툴 수 있습니다#
재임용 절차와 기한은 어떻게 될까요? 단계마다 조문이 기한을 정해 두었습니다.
| 단계 | 내용 | 근거 |
|---|---|---|
| 만료 통지 | 임용기간 만료일 4개월 전까지 문서로 | 제53조의2 제4항 |
| 심의 신청 | 통지받은 날부터 15일 이내 | 제5항 |
| 결과 통지 | 만료일 2개월 전까지, 거부 시 사유를 구체적으로 밝혀 | 제6항 |
| 의견진술 | 15일 이상의 기간을 정하여 출석 진술 또는 서면 제출 | 제7항 후단 |
| 소청 청구 |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30일 | 제9항 |
| 행정소송 | 소청 결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 교원지위법 제10조 제4항 |
의견진술 기간 15일이 자주 놓치는 지점입니다. 형식적으로 기회를 주었더라도 기간이 부족했다면 제7항 후단 위반입니다.
그리고 기한 두 개를 혼동하지 마십시오. 소청은 안 날부터 30일이고, 소청 결정에 대한 소송도 30일입니다. 일반 행정소송의 90일이 아닙니다.
한 가지 더. 소청에서 이겨도 끝이 아닐 수 있습니다. 교원지위법 제10조 제4항은 교원뿐 아니라 학교법인이나 사립학교 경영자에게도 소청 결정을 다툴 원고적격을 줍니다. 즉 학교법인이 소청 결정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있고, 그 소송에서 교원은 결정의 정당성을 방어하는 위치에 서게 됩니다.
마치며#
- 평가 항목은 법정 네 영역 안에 있고 학칙에 근거를 두어야 합니다(제53조의2 제7항).
- "사전에" 객관적인 규정으로 마련돼 있어야 합니다(대법원 2024두55877). 규정의 제·개정 이력이 자료가 됩니다.
- 의견진술 기간은 15일 이상입니다. 절차 하자는 평가 내용과 별개로 다툴 수 있습니다.
- 소청에서 이겨도 학교법인이 다시 소송을 낼 수 있습니다.
통보서와 규정을 나란히 놓고 항목을 하나씩 대조해 보시는 것이 시작입니다.
저는 서울특별시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 위원으로 처분의 적법성을 심의해 왔습니다. 받으신 평가 결과에 다툴 지점이 있는지 함께 확인해 드리겠습니다. 상담이 필요하시면 문의해 주세요.
자주 묻는 질문
평가 규정만 있으면 되는 건가요?
대법원 2024두55877 판결은 사립학교법 제53조의2 제7항의 취지를 해당 교원에게 사전에 심사방법의 예측가능성을 제공하고 심사기준이 사전에 객관적인 규정으로 마련되어 있어야 하는 것으로 봅니다. 규정의 존재만이 아니라 그 규정이 사전에 예측 가능한 것이었는지가 함께 문제 됩니다.
법에 정해진 평가 영역은 무엇인가요?
제53조의2 제7항 각 호가 네 가지를 정합니다. 학생교육, 학문연구, 학생지도, 그리고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연협력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른 산학연협력입니다.
의견을 낼 기회는 언제 주어지나요?
같은 제7항 후단이 15일 이상의 기간을 정하여 출석하여 의견을 진술하거나 서면으로 의견을 제출할 기회를 주도록 정합니다. 이 기간이 지켜지지 않았다면 절차 하자가 됩니다.
재임용 거부에 불복하려면 언제까지 해야 하나요?
사립학교법 제53조의2 제9항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30일 이내에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청구하도록 정합니다. 소청 결정에 대한 소송은 교원지위법 제10조 제4항에 따라 결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입니다.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51길 25
로펌타워 601호
교대역(2·3호선) 6번 출구에서 북쪽으로 258m · 도보 약 5분 · 서울고등법원·서울중앙지방법원 건너편
이 글은 자체 도메인이 원본(canonical)입니다. 원문 참고: 네이버 블로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