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사고를 낸 학생과 부모는 어떤 책임을 지나요?
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이지스 대표변호사 염용주입니다.
학교에서 아이가 다른 아이를 다치게 했다는 연락을 받으면, 미안한 마음보다 먼저 "이게 어디까지 가는 일인가"가 걱정되실 겁니다. 치료비 얘기가 나오고, 학교에서는 공제회를 안내하고, 얼마 뒤에는 공제회에서 서류가 오기도 합니다.
이 자리에서 작동하는 조문은 학교 책임을 정한 것과 다릅니다. 가해 학생과 보호자에게는 별도의 구조가 적용됩니다. 아래에서 ①학생 본인의 책임 ②보호자의 책임 ③공제회의 구상 ④학교 책임과의 관계를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목차
- 학생 본인의 책임은 나이에 따라 갈립니다
- 부모 책임에는 면책 단서가 있지만 폭이 좁습니다
- 공제회 구상은 고의·중과실 여부를 다툽니다
- 학교 책임과 가해 학생 측 책임은 함께 검토됩니다
학생 본인의 책임은 나이에 따라 갈립니다#
가해 학생 본인도 책임을 질까요? 민사와 형사가 각각 다른 기준을 씁니다.
| 구분 | 기준 | 근거 |
|---|---|---|
| 민사 | 행위의 책임을 변식할 지능이 있는지 | 민법 제753조 |
| 형사 | 14세 이상인지 | 형법 제9조 |
민사에서는 나이를 숫자로 자르지 않습니다. 민법 제753조는 미성년자가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그 행위의 책임을 변식할 지능이 없는 때에는 배상책임이 없다고 정합니다. 같은 나이라도 사안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형사는 명확합니다. 형법 제9조는 14세가 되지 아니한 자의 행위를 벌하지 않습니다. 다만 형사처벌이 없다는 것이지 아무 절차도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소년보호사건으로 다뤄질 수 있고, 민사상 손해배상은 별개로 진행됩니다.
부모 책임에는 면책 단서가 있지만 폭이 좁습니다#
부모는 어떤 책임을 질까요? 학생 본인에게 책임능력이 없으면 그 자리를 부모가 이어받습니다.
민법 제755조 제1항은 제753조 또는 제754조에 따라 무능력자에게 배상책임이 없는 경우 그를 감독할 법정의무가 있는 자가 손해를 배상하도록 정합니다. 다만 감독의무를 게을리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단서가 붙어 있습니다.
면책 단서가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다만 실무에서 이 면책이 인정되는 폭은 넓지 않습니다. 평소 지도의 내용, 유사한 문제가 이전에 있었는지, 학교의 연락에 어떻게 대응했는지가 판단 자료가 됩니다.
아이에게 책임능력이 인정되는 나이라면 구조가 달라집니다. 이때는 아이 본인이 불법행위 책임을 지고, 부모의 책임은 별도로 자신의 감독상 과실이 인정될 때 문제 됩니다.
한편 민법 제755조 제2항은 감독의무자를 갈음하여 감독하는 자도 제1항의 책임이 있다고 정합니다. 학교와 교원이 지는 이른바 대체감독자 책임의 근거입니다. 부모의 책임과 학교의 책임이 서로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나란히 검토된다는 뜻입니다.
공제회 구상은 고의·중과실 여부를 다툽니다#
공제회가 구상해 오면 어떻게 될까요? 피해 학생이 공제급여를 받고 나면, 이번에는 공제회에서 연락이 옵니다. 근거가 조문에 있습니다.
학교안전법 제44조 제1항은 두 경우에 공제회가 지급한 공제급여 상당액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합니다.
- 피공제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사고가 발생한 경우
- 피공제자·공제가입자가 아닌 사람의 고의 또는 과실로 사고가 발생한 경우
청구 상대는 사고를 일으킨 사람 또는 그 보호자 등입니다.
여기서 다투는 축은 **1번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입니다. 단순한 부주의였다면 요건이 충족되지 않습니다. 아이들 사이에서 흔히 일어나는 정도의 사고였는지, 아니면 그 이상이었는지가 갈림길입니다.
건강보험공단이 구상금을 청구해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구조와 실제 사건의 쟁점은 학교 실습 중 사고와 구상금 청구에서 다뤘습니다.
학교 책임과 가해 학생 측 책임은 함께 검토됩니다#
같은 사고에서 학교의 책임과 가해 학생 측의 책임은 어떻게 나뉠까요? 어느 하나가 인정되면 다른 하나가 사라지는 구조가 아닙니다.
| 주체 | 판단 기준 | 근거 |
|---|---|---|
| 학교·교사 | 예측가능성 — 같은 위험이 드러나 있었는가 | 민법 제755조 제2항, 국가배상법 제2조 |
| 가해 학생 | 책임을 변식할 지능이 있는가 | 민법 제753조 |
| 보호자 | 감독의무를 게을리하지 않았는가 | 민법 제755조 제1항 |
학교 쪽 기준은 대법원이 세운 예측가능성입니다. 교장이나 교사의 보호감독의무는 교육활동 및 이와 밀접불가분한 생활관계에 한하고, 사고가 통상 발생할 수 있다고 예측되거나 예측가능성이 있는 경우에 한해 책임이 인정됩니다(대법원 2007. 6. 15. 선고 2004다48775 판결). 자세한 구조는 학교안전사고 법적 책임, 교사 어디까지?에 있습니다.
그리고 치료비 부담의 순서도 알아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학교안전법 제45조 제1항은 공제급여를 받으면 그 금액의 범위에서 다른 법령상 보상·배상 책임이 면제된다고 정합니다. 이중으로 오가는 것이 아니라 정산되는 구조입니다.
마치며#
- 민사와 형사의 기준이 다릅니다. 민사는 책임을 변식할 지능(민법 제753조), 형사는 14세(형법 제9조)입니다.
- 보호자 책임에는 면책 단서가 있습니다(민법 제755조 제1항 단서). 다만 인정되는 폭은 넓지 않습니다.
- 공제회 구상의 요건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입니다(학교안전법 제44조 제1항). 단순한 부주의는 여기 해당하지 않습니다.
서류를 받으셨다면 청구의 근거 조문부터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무엇을 다투어야 하는지가 거기서 나옵니다.
저는 학교안전공제회 보상심사위원회 위원으로 공제급여의 지급과 구상 사안을 심사해 왔습니다. 받으신 청구가 어느 요건에 근거한 것인지부터 함께 짚어 드리겠습니다. 상담이 필요하시면 문의해 주세요.
자주 묻는 질문
아이가 사고를 냈는데 아이 본인이 배상하나요?
나이에 따라 다릅니다. 민법 제753조는 행위의 책임을 변식할 지능이 없는 미성년자에게 배상책임이 없다고 정합니다. 그 경우 제755조 제1항에 따라 감독할 법정의무가 있는 자, 통상 부모가 배상책임을 집니다.
부모가 무조건 배상해야 하나요?
아닙니다. 민법 제755조 제1항 단서는 감독의무를 게을리하지 아니한 경우 책임을 면하도록 정합니다. 다만 실무에서 이 면책이 인정되는 폭은 넓지 않습니다.
공제회가 구상금을 청구해 왔습니다.
학교안전법 제44조 제1항이 근거입니다. 피공제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사고가 발생하거나, 피공제자·공제가입자가 아닌 사람의 고의·과실로 사고가 발생한 경우 공제회가 사고를 일으킨 사람이나 그 보호자 등에게 지급한 공제급여 상당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형사 책임도 지나요?
형법 제9조는 14세가 되지 아니한 자의 행위를 벌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다만 형사처벌이 없다는 것이지 소년보호사건이나 민사상 손해배상이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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