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용주 대표변호사] SBS 「모닝와이드」 출연 — 교권침해를 인정받고도 보호받지 못하는 이유
SBS 「모닝와이드」 '날' 코너 "드라마보다 더한 교권 침해" 편에 인터뷰로 참여했습니다. 방송에서는 짧게 지나간 이야기라, 무슨 뜻으로 드린 말씀인지 여기에 풀어 두려 합니다.

제목이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방송이 다룬 사건은 이랬습니다.
1. 무슨 일이 있었나#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학부모에게 폭언을 들었습니다. 수업 중에 불법 녹음까지 당했습니다. 교권보호위원회는 교육활동 침해를 공식으로 인정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제도가 작동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그 뒤가 문제였습니다.
인정 이후에도 아동학대 신고가 들어왔고, 학교 앞에서는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교사는 결국 장기 휴직에 들어갔습니다. 그 학급을 이어받은 대체 교사마저 같은 학부모에게 아동학대로 고소당했습니다.
교권침해라는 판단을 받아낸 뒤에 벌어진 일들입니다. 결정문은 나왔는데 교사는 학교를 떠났고, 그 자리를 메우러 온 사람까지 같은 일을 겪었습니다.
2. 왜 인정을 받고도 보호가 안 되는가#
방송에서 제가 짚은 것은 교권보호위원회 결정의 성격입니다.

"교권보호위원회나 교육청에서 형사법처럼 엄격하게 판단해서 처분을 내리고 벌을 내리고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여기서 오해가 자주 생깁니다. 교권보호위원회는 재판이 아닙니다. 형사 절차처럼 증거를 따져 유무죄를 가리고 형을 정하는 기구가 아니라, 교육청 산하의 행정 절차입니다.
그래서 결정이 나와도 상대방을 처벌하지는 못하죠. 할 수 있는 것은 교원지위법 제26조가 정한 조치까지입니다. 보호자에게 서면사과와 재발방지 서약을 하게 하거나, 특별교육 이수 또는 심리치료를 받게 하는 정도입니다.
교사 입장에서는 "인정받았다"는 말과 "보호받는다"는 말 사이에 큰 간격이 있는 셈입니다.
3. '형식적인 사과'라는 구멍#
조치의 내용도 문제지만, 이행을 어떻게 확인하느냐가 더 큰 문제입니다.

"형식적인 사과만으로도 이행했다고 볼 수 있게 돼서 그 부분에 있어서 한계점이 있다고 할 것이고요."
서면사과가 조치로 나왔다고 해보죠. 종이 한 장을 써서 내면 이행한 것이 됩니다. 그 사과에 진정성이 있는지, 실제로 행동이 달라졌는지는 따지지 않고요. 형식만 갖추면 절차는 종결됩니다.
이번 사건이 정확히 그 지점을 보여줍니다. 침해가 인정되고 조치가 내려진 뒤에도 신고와 시위가 계속됐습니다. 제도가 요구한 형식은 채워졌을지 몰라도, 교사가 겪는 상황은 그대로였습니다.
특별교육이나 심리치료도 사정이 비슷합니다. 정당한 사유 없이 참여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물릴 수 있지만, 실제로 부과된 사례는 극히 드뭅니다.
4. 방송 이후 — 과태료를 올리기로 했습니다#
7월 24일, 교육부가 교원지위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습니다. 특별교육이나 심리치료에 정당한 사유 없이 불참한 보호자에게 첫 위반부터 300만 원의 과태료를 물리겠다는 내용입니다. 지금은 1차 100만 원, 2차 150만 원, 3차 이상 300만 원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배경에는 이런 숫자가 있습니다. 2025학년도 2학기 보호자 조치 166건 가운데 이행이 76건(45.7%), 이행 중이 56건(33.7%)이었고, 34건(20.5%)은 미이행이었습니다. 다섯 건 중 한 건은 조치가 내려져도 그냥 넘어간 셈입니다.
다만 교원단체들의 반응은 조심스럽습니다. 부과 기준을 올리는 것은 의미가 있지만 실제 부과 사례가 극소수라는 지적이죠. 지난해 부과 건수가 1건에 그쳤다는 집계도 있습니다. 액수를 올려도 집행이 따라오지 않으면 달라질 게 없다는 겁니다.
제도를 손보는 방향은 맞습니다. 그런데 이번 사건이 보여준 구멍은 금액이 아니라 이행 확인에 있었습니다. 형식적인 사과 한 장으로 종결되는 구조를 그대로 두면, 과태료를 올려도 그 앞단은 바뀌지 않습니다.
5. 개인적인 생각 — 배상명령을 논의해 볼 때가 됐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제도에 대한 제 의견입니다.
지금 구조에서는 피해를 회복하려면 따로 민사소송을 내야 합니다. 치료비도, 휴직으로 인한 손실도,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도 교권보호위원회가 정해 주지 못합니다. 위원회의 권한은 서면사과와 재발방지 서약, 특별교육 이수까지죠.
문제는 그 소송을 피해 교사가 직접 감당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아동학대 신고에 시달리고, 학교 앞 시위를 겪고, 휴직까지 했습니다. 그런 분에게 회복을 원하면 법정에 한 번 더 나가라고 하는 셈입니다. 실제로 소송까지 가는 선생님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교권보호위원회가 배상명령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낯선 발상은 아닙니다. 형사재판에 이미 비슷한 제도가 있으니까요. 배상명령(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이 그것입니다. 상해·폭행·사기·공갈 같은 사건에서 유죄판결을 선고할 때, 법원이 치료비와 위자료 배상까지 함께 명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가 민사소송을 새로 걸지 않도록 절차를 하나로 합친 것입니다.
교권 침해도 성격이 다르지 않습니다. 위원회가 침해 사실을 이미 심의해 인정했다면, 그 절차 안에서 배상까지 정리하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교육이나 서면사과를 강제하는 것만으로는 선생님들이 입은 피해가 현실적으로 보상되기 어렵습니다. 사과문 한 장과 특별교육 이수증이 치료비를 대신하지는 못합니다. 물론 위원회에 배상 권한을 주려면 심의 구조와 불복 절차를 함께 설계해야 하고, 간단한 일은 아닙니다. 다만 과태료 액수를 조정하는 논의와 나란히, 이런 방향도 한 번쯤 검토됐으면 합니다.
마무리#
교권보호위원회 개최, 아동학대 신고 대응, 교원 징계와 소청 등 학교에서 벌어지는 법률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서울시교육청 교육활동보호법률지원단과 「선생님 동행 100인의 변호인단」에도 위촉되어, 교권 침해를 겪은 선생님께 법률 자문을 드리고 있습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이번 사건과 닮은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 인정을 받았는데 그 뒤가 더 힘들어졌다는 말씀입니다. 결정이 끝이 아니라 시작인 경우가 있습니다.
교권보호위원회 개최를 고민하고 계시다면, 결정 이후에 무엇이 가능하고 무엇이 어려운지까지 미리 살펴보시는 편이 좋습니다. 그 판단에 따라 준비해야 할 것이 달라집니다.
법률사무소 이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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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게시물은 일반적인 법률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 사안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