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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용주 대표변호사] SBS 「모닝와이드」 자문 — 74년 만학도 학교가 문을 닫게 된 법률적 이유

지난 6월 29일 SBS 「모닝와이드」 '날' 코너에서 법률 자문 요청을 받았습니다. 일성여자중고등학교 폐교 문제였습니다.

이름표 노출 — 염용주 변호사 + 코너 타이틀 + 자막 개인 설립이 허용되던 시절에 설립된 것이기 때문에 (학교 건물 배경)

74년 된 학교가 문을 닫게 됐는데, 그 이유가 재정난도 학생 감소도 아니었습니다. 설립자가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었습니다.

1. 어떤 학교인가#

1952년 야학으로 시작했습니다. 6·25 때 피난 내려온 사람들의 자녀를 가르치던 것이 출발이었습니다. 국내 최초로 학력을 인정받은 평생교육시설이 됐고, 74년 동안 6만여 명이 이곳을 졸업했습니다.

지금도 평균 나이 69세, 910명이 다니고 있습니다. 40대부터 80대, 90대까지 계십니다. 배울 기회를 놓친 여성들이 뒤늦게 중·고등학교 과정을 밟는 2년제 학교죠.

방송에 나온 학생들의 말이 이 학교가 어떤 곳인지 말해 줍니다.

"오늘 학교 가는 날이네, 뭐 한 가지 배우고 가야지 하는 그런 즐거움이 행복 자체예요."

"배우고 싶고 그 갈망했던 게 해결이 됐잖아요. 사랑 그 자체죠."

그런데 지난 5월, 학교를 세운 이선재 교장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향년 90세였습니다.

2. 왜 승계가 안 되는가#

학교 측의 설명은 이랬습니다.

"갑작스럽게 (교장선생님이) 돌아가시게 되면서 '평생교육법'상 법인이 아닐 경우에는 지위 승계를 할 수가 없어서 폐교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 김상현 교감

제가 방송에서 설명드린 것이 이 부분입니다.

"일성여자중고등학교 같은 경우에는 개인 설립이 허용되던 시절에 설립된 것이기 때문에, 설립자 개인의 시설 설립이 가능했던 거라고 보면 되는데요. 2007년에 법이 개정돼서…"

평생교육법 제28조 5항 그래픽 —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은 개인이 설립할 수 없으며, 학교법인 또는 재단법인(공익법인)만 설립

현행 평생교육법 제28조 제5항은 이렇게 규정합니다.

제31조 제2항에 따른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의 설립 주체는 「사립학교법」에 따른 학교법인 또는 「공익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재단법인으로 한다.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은 개인이 설립할 수 없습니다. 학교법인이나 재단법인만 가능합니다. 이 조항은 2007년 12월 평생교육법이 전부개정되면서 들어왔고, 이듬해 2월부터 시행됐습니다.

일성여중고는 그보다 훨씬 전, 개인 설립이 허용되던 시절에 세워졌습니다.

그러면 2008년에 이미 문제가 됐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렇지 않았던 이유는 같은 개정법 부칙 제3조에 있습니다. 법 시행 전에 학력인정 시설로 지정받은 곳은 종전 규정을 따르도록 경과조치를 뒀거든요. 덕분에 개인 명의로도 법인 전환 없이 계속 운영할 수 있었죠.

문제는 이 경과조치가 '그 시설의 운영'을 보호했을 뿐 '승계'까지 열어 준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설립자가 사망하자 개인 명의로는 그 지위를 이어받을 길이 사라졌고요. 경과조치는 면제가 아니라 유예였던 셈입니다.

법이 바뀌기 전에 만들어진 시설이 법이 바뀐 뒤의 요건을 맞춰야 하는 상황입니다. 74년의 역사가 승계 규정 하나에 걸렸습니다.

3. 법인으로 전환하면 되지 않나#

절차 자체가 특별한 건 아닙니다.

법인의 전환 절차는 일반적인 학교 법인이나 공익법인 설립 절차에 따르면 될 것 같은데요

"법인의 전환 절차는 일반적인 학교 법인이나 공익법인 설립 절차에 따르면 될 것 같은데요."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이 과정에서 학교 교지(땅) 등 학교 재산을 확보하여 신고하여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학교 교지(땅) 등 학교 재산을 확보하여 신고하여야 합니다."

법인을 세우려면 부지와 시설을 확보해 신고해야 합니다. 여기에 상당한 현금 출연까지 요구됩니다. 학교를 지금처럼 운영해 온 것과, 법인 설립 요건을 새로 갖추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유족과 학교가 감당하기 어려운 규모입니다.

절차를 몰라서 못 하는 게 아니라, 요건을 채울 재원이 없어서 못 하는 상황입니다.

4. 그래서 무엇이 필요한가#

관리감독 기관인 교육청이나 교육부에서 폭넓은 법률 지원이나 대안 제시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서울시교육청 배경)

"관리감독 기관인 교육청이나 교육부에서 폭넓은 법률 지원이나 대안 제시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 사안은 개별 학교가 알아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법 개정 이전에 설립된 시설이 승계 국면에서 어떻게 되는지, 제도가 답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관리감독 기관이 나서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감독은 하되 전환은 알아서 하라고 하면, 요건을 못 갖춘 학교는 문을 닫는 것 말고 선택지가 없습니다. 법률 지원이든 대안 제시든, 제도를 만든 쪽에서 함께 풀어야 할 문제입니다.

덧붙이자면 이 학교는 문을 닫는 것조차 마음대로 하지 못합니다. 학력인정 시설의 폐쇄는 재학생 보호방안을 갖춰 교육감 인가를 받아야 하거든요(평생교육법 제31조 제7항). 승계도 막히고 닫는 것도 인가 사항이니 양쪽이 다 잠긴 구조입니다.

서울시교육청은 재학생의 학습권을 고려해 폐교 시점을 2028년 3월까지 유예한 상태입니다. 급한 불은 껐지만 학교를 계속 운영할 방안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재학생과 교직원들은 국민동의청원을 올렸습니다. 일방적으로 문을 닫는 대신 공익재단 위탁 운영 같은 대안을 마련해 달라는 요구였습니다. 법인 전환이 어렵다면 운영 주체를 달리 세우는 길을 열어 달라는 뜻입니다.

다만 유예는 재학생까지의 이야기입니다. 그 뒤에 배우러 올 사람들의 자리는 아직 답이 없고요.

마무리#

교육 분야 법률 문제를 다루다 보면 이런 사안을 만납니다. 누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제도의 이음매가 없어서 결과가 나빠지는 경우입니다.

이번 건도 그렇습니다. 학교는 74년 동안 제 역할을 했고, 설립자는 마지막까지 학교를 지켰고, 학생들은 지금도 매일 등교합니다. 그런데 승계 규정 하나가 비어 있습니다.

방송에서는 자문으로 참여했고 사건을 대리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의 설립·승계, 학교법인 전환, 교육청 인가와 관련한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계시다면 절차 초기에 방향을 잡는 일이 가장 중요합니다.

법률사무소 이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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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게시물은 일반적인 법률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 사안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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